할로윈에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유쾌한 축제 중 하나이다. 오늘은 좀비 분장 금지, 미국 미시간 주의 기묘한 할로윈 규정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할로윈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가면을 쓰고 거리로 나서는 날이다. 그런데 이런 자유롭고 기발한 축제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할로윈을 둘러싼 기묘한 규정들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곳이 바로 미시간 주이다. 이곳에서는 좀비 분장이 금지되었다는 이야기가 돌며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과연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 사실일까? 그리고 왜 이런 규정이 생겨난 걸까?
좀비 금지법의 진실 – 도시 전설인가, 실제 법률인가?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미시간 주에서 좀비 분장이 금지되었다”는 이야기가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오랫동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퍼진 도시 전설로, 사실상 공식적인 주 차원의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몇몇 도시나 교육구에서는 할로윈 복장에 대한 제한 규정을 도입한 적이 있으며, 그 안에 ‘피를 과도하게 표현한 복장’, ‘공포를 유발하는 메이크업’, ‘무기류 소품’ 등을 금지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규정은 주로 학교나 공공 행사에서 아이들의 정서나 안전을 고려해 설정된 것이다. 그 결과, ‘좀비 복장 금지’라는 문구가 과장되거나 변형되어 퍼지며 마치 미시간 전체에서 법으로 금지한 것처럼 와전된 것이다. 실제로는 “잔혹하거나 피를 흘리는 외모의 분장”이 문제였고, 이로 인해 ‘좀비 분장’이 상징적으로 대표 사례로 언급된 것일 뿐이다. 특히 디트로이트나 앤아버와 같은 도시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폭력적 이미지 표현이 민감한 이슈로 다뤄졌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학교나 기관이 자체적으로 ‘좀비 복장 자제 권고’를 내린 사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전과 공포의 경계
할로윈 분장을 둘러싼 논쟁들 그렇다면 왜 이런 제한 규정이 생겨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공공 안전과 사회적 민감성 때문이다. 할로윈은 원래 죽음과 공포, 악령을 테마로 한 축제였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강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총기 사건, 폭력, 괴담 등에 민감한 미국 사회에서는 특정 분장이 공포심이나 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며 문제시되곤 한다. 특히 좀비 분장은 피범벅, 창백한 얼굴, 썩은 살 표현 등으로 현실적인 공포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제한 대상이 된다. 더불어 몇몇 학부모 단체들은 할로윈이 점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따라 학교들은 복장 규정 드레스 코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또한,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이 실제로 거리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해 문제가 된 사례도 있었다. 미시간 주의 한 도시에서는 할로윈 기간 동안 좀비 복장을 한 남성이 야간에 공공장소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겁을 주었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그 이후로 해당 지역에서는 공포를 유발하는 분장을 자제하라는 공문이 배포된 적도 있다. 이처럼 단순한 복장 선택이 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좀비 금지’라는 말은 상징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통과 자유 사이
규제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창의성 미시간 주의 사례처럼, 미국 일부 지역에서 할로윈 복장에 대해 규제를 두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축제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본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제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더욱 기발한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피를 뿌리는 좀비 분장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유머러스한 좀비, 레트로 스타일의 좀비, 또는 SF영화 스타일의 우주 좀비 같은 패러디 복장이 등장하기도 한다. 또는 피를 대신해 종이로 만든 상징적인 장식이나, LED 조명 등을 이용해 시각적인 충격을 줄이면서도 독특함을 살리는 방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미시간 주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할로윈 퍼레이드나 행사에서 복장 대회를 열되, '친환경', '비폭력', '가족 친화'라는 기준을 둠으로써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공포를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배려하고 존중하는 방식의 축제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는 증거다. 결국 ‘좀비 분장 금지’라는 문장은 하나의 문화적 은유처럼 작용하고 있다. 단순한 공포 표현을 넘어서, 공공 공간에서의 책임감 있는 표현, 그리고 타인을 배려하는 창의성의 발현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미시간 주의 ‘좀비 분장 금지’는 단순한 법률적 사실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할로윈이라는 전통 축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조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법적 규제라기보다는 사회적 분위기, 교육기관의 정책, 시민들의 정서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일종의 ‘현대 전설’인 셈이다. 그리고 이런 논란 속에서도 분명한 사실은, 할로윈은 여전히 사람들의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가 가장 활발하게 발현되는 날이라는 것이다. 좀비가 금지되었든 아니든, 그날만큼은 모두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법. 단, 그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진짜 공포’가 되지 않도록, 유쾌하고 배려심 있는 창의성이 더더욱 필요할지도 모른다.